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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자 하는 열망은 기억을 선명하게 한다

잊고자 하는 열망은 기억을 선명하게 한다


 




<몽테뉴의 수상록>

정영훈이 엮고, 안혜린이 옮김 | 메이트북스 





불행에 대한 생각을 멈추고 즐거웠던 일에 집중하라고 한다면, 

과거의 행복을 떠올림으로써 현재의 불행을 덮으려 한다면,

즐거운 생각으로 우리를 괴롭히는 것에 맞서라고 한다면, 

그것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슬픔을 완화시키려면 즐거우 생각을 떠올려라.”

 

지성은 힘이 부족할 때 이같은 술수를 쓴다. 

기운이 부족해 옆으로 슬쩍 빠져나갈 궁리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불타는 열병을 앓는 순간에 

“그리스 와인을 떠올리며 즐거워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가당하기나 한가? 철학자들도 그렇게는 못할 것이다. 

 

'좋은 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고통을 증가시킨다는 말처럼 

심지어 그의 상태를 악화시키는 것은 아닐까?

 

같은 이치에서 나온 조언이 또 있다. 

"과거의 행복한 기억만 남겨두고 모든 근심은 잊어라.” 

잊을 것과 잊지 않을 것을 우리가 결정할 수 

있기라도 한 것처럼! 이 또한 쓸데없는 조언이다.

  

불운에 맞설 수 있는 무기를 쥐어주고 

인간에게 역경을 이겨낼 용기를 주어야 할 철학이 

어쩌다가 나를 이렇게 불안한 토끼처럼 뛰어다니게 하고, 

우스광스럽게 방황하도록 만들었을까?

 

어떤 기억을 남길지는 우리의 소관이 아니다. 

잊고자 하는 열망만큼 기억을 선명하게 새겨놓는 것이 없다. 

그러니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것이 생겼을 때, 

이 기억을 사라지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음의 문장은 거짓이다.

 

불행을 잊고 좋은 순간만을 떠올리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다음 문장은 참이다.

 

"나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도 기억한다. 

잊고자 하는 것은 잊을 수 없다."

 

 

 


"잊으려 애쓸수록 그 기억은 더 선명해 진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코끼리인 것처럼.


떠오르는 생각을 어떻게 누를 수 있을까요?

겪을 것은 겪고 놓아버려야 한다는 뜻 같아요.

겪고 나면 그것의 중요도를(의미를) 낮출 수 있지요.

몽테뉴의 수상록을 꼭 읽으리라 했건만, 

이것도 놓아버려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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