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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림>에서 건져낸 문장들...





일찍이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책이었어요.

경제적인 어려움을 견뎌가며 30년간 한 자리를 

켜왔던 나무의사가 숲에서 배운 깨달음.

긴 시간이 만들어 낸 책이라 소개를 하고 싶어도 어느 

한 부분을 발췌하기도, 서평을 쓰기도 쉽지 않았던 책입니다.


"바림"은 수묵화에서 붓에 물을 흠뻑 묻혀  

지도록  .

그렇게 저자의 깨달음이 곳곳에 번지고 물들어 있는 

책입니다. 결국 소장하기 위해 구입을 했습니다. 

저자의 다른 책과 함께.


다시 읽기에 들어가기 전, 

전에 메모해 두었던 부분 중 일부를 옮겼습니다. 




가을 숲이 깊고 차분한 이유는 나무의 성장과 

생식 욕망에 따른 소란한 언어는 사라지고, 

나무 본연의 냄새를 깊은 곳에서 풍기기 때문이다. 

마치 가을 단풍이 본래 그 잎의 색깔이듯, 본래의 냄새가 

있음을 간과한 것은 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크나큰 실수였다. 

그것은 마치 ‘사랑해’라고 말하면서 정작 그 사람의 

.(110쪽)




아름다움이란 ‘아름’과 ‘다움’이 합쳐진 말이다. 

'아름'은 품 안에 들어오는 그 무엇이다. 

싸늘하게 식은 구들장을 데우려고 나무를 한 아름 안고 

돌아올 때의 ‘아름’이란 따뜻함이고, 

그리운 사람을 안았을 때 품 안의 ‘아름’은 사랑이며, 

아름다움은 (그것이) 하나됨이다. 

한글을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이 아름다움이라는 

단어에서 따뜻함과 사랑스러움을 느끼는 건 자연스럽다. 

(149쪽)




나무는 결핍이 있을 때 채우려 하기보다는 그것을 

휴식으로 바꾸며, 몸과 마음을 재정비하는 기회로 삼는다. 

쫓기지도 허둥대지도 않으며 태연히 시간의 주인이 된다. 

나무의 멈춤은 느림과 경계가 없다.

(183쪽)




나무는 자유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자유가 공기처럼 존재하듯, 공기에 대해 생각하며 

숨 쉬지 않듯, 나무는 침묵으로 자유를 누린다. 

모두가 자유를 찾아 움직이는 것을 선택했을 때, 

나무는 움직이지 않는 것을 택함으로 자유를 얻었다. 

(262쪽)




친구를 사귀는 일이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풍경이 말을 걸어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것은 바쁜 일상에서도 잠시 마음을 내려놓고 

무심히 바라봐야 한다. 

나무의 풍경은 어린아이의 순진한 눈, 아파 본 자의 눈,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의 마음을 열고 들어온다.

(326쪽)



숲은 사계절 내내 모습을 달리합니다. 변화가 없는 것 같아도, 

자세히 보면 매년 새로운 우듬지가 자라고 있어요. 

사람들이 시나브로 성장하는 것처럼...


가을은 나뭇잎이 제 색을 드러내는 시기예요. 

옆록소에 가려 자기 색을 감추고 있다가 가을이 되면 

엽록소가 사라지기 시작하며 본래 지녔던 잎의 

바탕색이 비로서 드러납니다. 


겨울이 되면 알몸으로 추위를 견뎌야 하는 시간.

비우고 견디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것이죠. 비워야 새로운 걸 채울 수 있는 것처럼.

그러나 그 시간도 그냥 허비되는 것이 아닙니다.

나무는 오히려 성장을 멈춤으로써 재질이 더 촘촘해지고 

단단해 진다고 해요.   

 료로 쓰이는 것도 그 단단함으로 인해 

뒤틀림이 없고, 촘촘함으로 인해 맑고 청아한 소리를 

내기 때문입니다.


나무는 나이가 들수록 제 속을 비워 

,  .

우리도 나이가 들수록 유연하고 부드럽게.

세월의 시련을 이겨낸 경험으로 더 많은 사람을 품으면서, 

맑고 투명하고 청아한 소리를 냈으면 합니다.


재독 후 글을 다시 쓸게요.

지금은 생각나는대로 지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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